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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뉴스] 'AI·반도체' 위기감도 커졌나.. 최태원 발걸음 더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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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삭TV의 티스토리 2024. 9.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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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중심에서 'ABC'(인공지능·배터리·반도체)로 핵심사업 중심축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이를 진두지휘하며 적극 나서 주목된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AI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회의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강조했다.

주말에 열린 회의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SK아메리카 대표인 유정준 부회장, 중국 대외협력총괄인 서진우 부회장,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최 회장과 주요 CEO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이에 앞선 9월 일본 총리 선거,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등 글로벌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사업과 시장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피력했다.

최 회장은 이번 회의에 앞서 글로벌 빅테크 CEO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도출하는 등 AI·반도체와 관련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지난 4월과 6월 미국과 대만에서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기업 수장들과 회동했다. 지난달까지는 두 차례 SK하이닉스를 찾아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을 점검하는 등 현장경영도 병행했다.

지난 3일에는 방한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만나 SK그룹을 포함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5일에는 국회에서 여야 대표들과 만나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비롯해 에너지·탄소중립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이처럼 직접 발로 뛰는 경영에 나선 이유는 그룹의 핵심이 된 ABC(인공지능 AI·배터리 Battery·반도체 Chips)사업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AI를 둘러싸고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HBM을 주 무기로 한 반도체 사업에서 시장 1위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주어졌다. 생성형 AI 등을 통한 AI 사업의 수익성 확보도 다른 빅테크 기업들보다 다소 늦은 상황이다. 또 배터리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숙제다.

기존에 주력해 온 BBC 사업에서 배터리와 바이오는 업황 회복과 수익성이 투자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속도 조절을 통해 바이오보다 배터리 살리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위한 계열사 합병 등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며 향후 CEO세미나(10월)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

이 가운데 ABC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며 최 회장은 가장 집중할 공략 분야로 AI를 낙점했다. 앞서 열린 경영전략회의(6월)와 이천포럼(8월)에서 그는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중간에 덜컹거리는 과정이 있겠지만 AI 산업은 우상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등 AI 시대에 살아남을 전략 구상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SK그룹은 AI 반도체 핵심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SK하이닉스에 2028년까지 총 10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아울러 AI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으로, SK텔레콤(SKT)을 중심으로 한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기술 경쟁력 확보와 집중 투자를 주문한 상태다. 이 사업에는 3조4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SKT는 최근 거대언어모델(LLM)·자연어 처리 등과 같은 AI 전문 분야 경력자 모집을 시작했다. LLM 경력 개발자, 대화형 언어 모델 경력 개발자를 찾는 중이다. SKT의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AI 개인비서 앱(어플리케이션)인 '에이닷'과 연동돼 있는 에이닷엑스의 대화형 기능을 개선하는 등 AI 사업 확대를 위한 인재를 찾고 있다.

에이닷은 SKT가 내놓은 AI 개인비서 서비스로,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가 5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최근 대규모 개편도 진행했다. 에이닷엑스를 비롯해 글로벌 LLM 7종의 엔진을 비교해 쓸 수 있으며 일상을 통합 관리하는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음악·미디어·증권·영화예매 전문 에이전트(비서)도 탑재됐다.

특히 할 일, 일정, 기록 등 개인의 일상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데일리' 기능이 추가됐다. 기존에 에이닷 내에 흩어져 있던 캘린더, 할 일, 루틴, 수면 등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이용자가 일상의 모든 할 일과 기록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궁극적으로 SKT는 AI인프라·AIX(AI전환)·AI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나누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기반으로 'AI컴퍼니'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다. 하반기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신성장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통신사 비즈니스 모델(BM)의 AI 전환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T는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통신전용 LLM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통신사의 생성형 AI 적용에 의미 있는 결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처 다변화 등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착수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AI 가속기를 쓰는 기업들이 다른 AI 가속기 공급업체 제품을 이용하기 어렵게 만들고 자사 AI 가속기를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I 가속기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을 결합해 만드는 것으로, AI 반도체 또는 AI 칩으로도 불리며 학습·추론에 필수적인 반도체 패키지다. 이 같은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 달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세계 HBM 시장 규모가 올해 141억 달러(19조원)에서 2029년 377억 달러(52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HBM 큰손'인 엔비디아가 주춤하면 성장세에 타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5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HBM 생산 현장을 찾아 AI 반도체 현안을 직접 챙기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엔비디아의 HBM 최대 협력사는 바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HBM의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부터 5세대 HBM(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으며 HBM3E 12단 제품도 이달 말 양산해 4분기 납품을 앞두고 있다. 엔비디아에 납품할 차세대 HBM인 HBM4(6세대)도 내년 양산을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우위를 지키고 있는 HBM는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에 힘입어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기기 자체에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하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 이때 HBM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개발된 5세대 HBM이 가장 빠르고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는 물론 AMD 등 HBM 수요를 확대하고 있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도 협력을 늘려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GPU 2위인 AMD가 빠르게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아마존, MS, 구글, 퀄컴, 브로드컴 등 빅테크 기업들도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의 공급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하반기 HBM 공급부족 심화가 예상되어 향후 실적 개선의 가시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M7 중심의 빅테크 업체들도 맞춤형 HBM3E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AI·반도체·배터리 중심으로 SK그룹이 체질개선에 나선 가운데 무엇보다 '수익성 확대'가 관건이"라면서 "최 회장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등 비상경체제를 강화함에 따라 빠르면 올해 하반기 기반을 잡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낼지 시장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했다.

출처 : 스트레이트뉴스(https://www.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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