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을 놓고 나라가 뒤숭숭하다. 총선 대패만으로도 혈압이 오르고, 자숙해야 할 인물이 당대표에 선출되는 상황도 짜증나는데, 의정 갈등이 해결은커녕 해결의 기미도 없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상황은 더위에 막힌 숨을 턱까지 차게 한다. 올림픽 낭보 덕분에 추악한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었는데, 정치권의 타락한 모습까지 보고 있자니 참으로 마음을 둘 데가 없다.
의료 개혁에 관한 정부의 접근을 보면,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나 강조한 민주 정부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 추하기까지 하다.
추한 모습을 보면, 첫째 의대 정원의 60% 증가다. 책상만 추가하면 되는 전공도 있겠지만, 의대와 같이 강도 높은 실험과 실습이 요구되는 경우, 단기에 상상을 초월한 증원은 그 자체로 얼토당토않다. 교육시설도 그렇지만, 엄청난 교수 충원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 개업의 경력으로 교수 경력을 삼겠다는 정부의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무식의 극치다. 회사 법무실 종사 경력을 법대 교수의 임용 경력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의대 교수들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리게 된다. 교육부 장관의 발상이라면 당장 그만두고 내려와라. 나라의 수치다.
둘째, 외국 의사를 수입해서라도 의사 부족을 막겠다고 한다. 발상이 발칙하다 못해 천박하기까지 하다.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 의사의 진료를 받지 말라는 것인데, 의사 모독을 넘어 국민 모독이다. 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한 한국인 의사의 치료도 피하고 싶은 심정인데 외국 의사에게 진료를 맡긴다고, 기가 막힌다.
셋째, 의대생들에게 간단한 수업과 간편한 절차로 학점을 취득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이 나오면 유급 처리될 정도로 학사관리가 매우 엄격하다. 정부의 이런 접근은 의대생 전체의 유급은 신입생 선발 불가능으로 이어지니 이를 막기 위한 꼼수인데, 망발이다. 우스갯소리로 변호사는 돌팔이가 있어도 되지만 의사는 돌팔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변호사는 능력과 경력에 맞는 일을 맡아 성실히 수행하면 되지만, 의사는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를 다루기 때문에, 시골이나 외딴섬에 홀로 봉사하는 의사라도 환자의 생명을 침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넷째, 의사의 사직을 집단행동으로만 본다. 집단사직이 집단행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직장을 다니기 어렵다고 보아 낸 사직을 집단행동의 시각으로만 보려는 것은 좁다 못해 치졸하기까지 하다. 의사라고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환자 볼모’로만 몰아가지 말고, 부당한 공권력에 대한 저항으로 보는 시각이 간절히 요구된다. 저항은 모든 국민의 기본적 권리이다.
다섯째, 정부는 사표수리거부를 명하고 진료개시명령을 내리고 해외 출국도 금지하고 있다. 온통 강제와 강압투성이다. 우리 헌법의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이 훼손되고 인격이 짓밟히고 있다. 고도의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의사의 집단행동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직업영역이건 집단행동을 일체 부정할 수는 없다. 금 번의 집단행동은 부당한 공권력에 대한 항의 의사표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섯째, 금 번 의료사태는 의료계 및 국민 모두가 경계해야 하는 서울대 의료사회주의 교수들에 의해 촉발되었다. 의료 사회주의는 법조계의 민변과 같이 대한민국의 암적 존재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자유시장 경쟁체계를 무너뜨리고 의료의 하향 평준화로 몰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선 김윤 교수는 민주당 비례대표로 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들은 70년 만에 실패로 끝난 사회주의 평등화를 대한민국 의료계에 도입하려 한다. 의료사회주의에 동조하는 윤석열 정부가 더 한심하다.
일곱째, 정부의 의료 개혁이 잘못되었다는 중요한 반증은, 의료 개혁에 민주당이 반대를 하지 않는다는데서도 알 수 있다. 이유 불문 모든 국정에 반대로 일관하는 민주당이 의료 개혁에 찬성하는 것만 보더라도 의료 개혁의 방향과 방법이 잘못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여덟째, 필수의료의 부족한 의사를 확보하려면, 필수의료 영역에 대한 수가 정상화와 법적책임 면제나 완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보인다. 의사 증원의 낙수효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하나만 아는 것이다. 아픈 데가 있으면 아픈 곳을 고친 후 다른 부위로 그리고 전체를 손봐야 한다. 배가 아픈데, 심장이나 뇌까지 아니 전체를 촬영하고 고치려 한다. 한심하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했다. 조금씩 고쳐나가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인위적으로 힘으로 억지로 의지만으로 세상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 3년도 남지 않은 정부가 능력에 맞지 않는 옷을 만들어 입으려 하니 이런 사달이 났다. 한계를 알아야 한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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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尹 정부 의료개혁 중심 잃어...방법은 反헌법적 - 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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